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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 방문기

뉴욕 Y 한의원 3주 차 후기 - 보중익기탕 (2)

by 닥터홉 2025. 7. 20.

지난 포스팅 요약

계속해서 지속된 피로와 스트레스를 치료하기 위해 침을 맞았다. 침을 맞으니 몸 안에 바람이 도는 듯한 상쾌한 느낌과 함께 몸이 시원해졌다. 이번에는 선생님께서 소화를 위한 Earth-Harmonizing Formula에 보중익기탕을 추가로 처방해 주셔서 먹기 시작했다.

 

뉴욕 Y 한의원 3주 차 후기 - 보중익기탕 (1)

※ 해당 글은 가독성을 위해 [Traditional Chinese/Easern Herbal Medicine]을 [한의학]으로, [Herbal Medicine]을 [한약]으로 표기하였습니다.※ 실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적은 글입니다.지난 주 요약인간관계로

dr-hope.tistory.com

 

미국식 한약

보중익기탕과-Earth-Harmonizing-Formula

 

처음 미국식 한약을 접했을 때 신기했다. 나는 한국에서도 한약을 처방받아 마셔본 적이 있는데, 그 한국 특유의 "한약포"에 담겨있는 방식이 더 익숙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처방받은) 미국식 한약으로는 먼저 알약 형식의 한약이 있다. 이건 약간 공장에서 미리 약초들을 배합해 만들어놓은 영양제 같은 느낌의 알약 형식 한약이다. 물론 그렇다고 영양제는 아니고, 약은 약이다. Earth-Harmonizing Formula가 이런 알약 형식이었다.

그리고 오늘 추가로 처방받은 보중익기탕은 내가 다니는 클리닉에서 직접 약초를 배합해 만드는 것 같았다. 뚜껑을 돌리면 스포이트 형식으로 용기에 담긴 약을 빼낼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오후 3시에 피로감이 찾아들 때 3스포이트를 물에 희석해서 타 마시라고 하셨다. 그리고 알코올 성분이 조금 들어있으나 뜨거운 물에 타 마시면 휘발되어 걱정 안 해도 괜찮다고 하셨다.

물론 미국에 있는 한국식 혹은 중국식 한의원에 간다면 한국에서 먹는 한약포 형태로 된 한약을 지어주실 수도 있다. 미국식 한약은 한약 특유의 쓴맛에 익숙하지 않거나 민감한 비동양계인들이 먹기 편리하도록 만들어진 형태인 것 같아서, 한약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거부감 없이 먹기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의원 3주 차 후기

드디어 보중익기탕을 먹어본 첫 주이다. 첫째 날은 별다른 느낌은 크게 없었다. 다만 보중익기탕을 마실 때 약 30분 정도 따뜻한 느낌이 온몸을 휘감는 느낌이었다. 따뜻한 물에 타 마셔서 그런 건지, 방이 그런 건지, 정말 무언가 몸 안에서 돌아서 그런 건지 알 수는 없지만. 그 느낌이 지나가고 나서는 하루 종일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다.

그런데 진짜 변화는 둘째 날부터 시작됐다. 전날 잠을 많이 잔 건 아니었는데 (여섯 시간 정도?) 아침에 깼을 때 뭔가 평소와 다르게 머리가 맑고 상쾌했다. 그리고 하루 종일 머리가 맑은 느낌이 들었다. 산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는 기분이랄까.

미국에서는 뭔가 머리/두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느낌을 brain fog(뇌 안개)라는 단어로 많이 표현한다. 나는 그동안 내가 뇌 안개가 있다고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 둘째 날 내가 그동안 뇌 안개에 갇혀서 이게 일반적인 줄 알았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 느낌은 마치 정말 맛있는 프라이드치킨을 먹고, 아 원래 진짜 맛있는 치킨은 이런 맛이 나야 하는구나! 하고 깨달았을 때 느낌. 혹은 라식을 하고 나서 원래 몇 년간 못 읽던 표지판이 선명하고 뚜렷하게 보이는 느낌과 비슷했다. "이게 원래 일반적으로 느끼는 정신 상태이구나" 하는 깨달음이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몸의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오후 3-4시에 급피로가 찾아오는 건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증상이 꽤나 완화되었다.

여기까지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나는 분명히 변화를 느끼나, 누군가 "그거 플라시포 효과야"라고 하면 뭐 객관적인 지표가 없는 느낌이니 반박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데 객관적인 지표가 바뀐 부분도 있다.

먼저 배변활동이 바뀌었다. 보중익기탕을 처음 복용하고 다음날 화장실에 세 번을 갔다. 그리고 그 뒤로도 4주 차 방문을 하기까지 하루 제외하고는 매일 아침 화장실에 갔다. 신기했다. 첫날 세 번 화장실을 다녀온 건 그동안 내 장에 묵은 애들이 나온 걸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하여간 위도 장도 조금 비워지며 몸도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분명한 건 설사약 같은 걸 먹고 비우는 게 아닌,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피로에 찌든 장이 이제 좀 에너지를 되찾고 일을 하는 느낌이다. 몸은 가벼워지지만 그렇다고 살이 빠지는 느낌은 아니다. 애초에 그런 목적이 아니기도 하고 말이다.

그리고 다른 객관적인 증상 하나는 땀이 덜 나기 시작했다. 특히 친구가 보기에도 나의 땀이 현저히 줄었다. 같이 움직이더라도 예전에는 금방 다리에서 땀이 나고 그랬는데, 이제는 땀이 한방을 맺힐까 말까 했다.

그리고 3주 차 방문 후 6일 뒤, 한 달에 한 번 오시는 손님(생리)이 찾아오셨다. 그런데 이번에는 생리전 증후군이 평소보다 조금 더 심한 느낌이었다. 없던 증상이 생긴 것은 아니었고, 원래 있던 증상들이 조금 더 심해졌다.

  • 생리 시작 일주일 전부터 달거나 매운 음식이 당겼다. 항상 있는 패턴이라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 생리 시작 일주일 전부터 가슴/유방이 아프기 시작했다. 이번엔 친구가 보기에도 가슴이 커졌다고 느낄 정도로 다른 생리 때보다 더 커지고 더 아팠다.
  • 생리 시작 첫날 원래 생리통이 조금 있는 편이지만 평소보다 조금 더 아팠다.

옛날에 명현현상이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다. 몸이 좋아지면서 몸이 마지막 남은 노폐물을 배출함으로써 몸이 평소보다 조금 더 아플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생리통이 명현현상 반응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증상 빼고는 나머지 몸의 컨디션이 워낙 좋아져서 조금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얼른 선생님들께 몸의 변화에 대해서 알려드릴 기대를 하며, 다음 포스팅에 4주 차 후기를 들고 오겠다.

 


 

※ 해당 글은 가독성을 위해 [Traditional Chinese/Easern Herbal Medicine]을 [한의학]으로, [Herbal Medicine]을 [한약]으로 표기하였습니다.

※ 실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적은 글입니다.